- 대통령·총리의 ‘해악’ 단정에 정교분리 원칙 심각한 훼손 우려 표명
- 정통과 이단 기준은 오직 성경… 공개 성경 시험 통한 검증 제안
- 헌혈·봉사 등 헌신 외면한 마녀사냥 멈추고 공정한 법치 실현 촉구
[새아침경제신문=김영삼 기자] 헌법학계가 정부의 특정 종교에 대한 ‘해악’ 단정과 공권력 동원 방침에 대해 헌법 정신을 훼손하는 위험한 시도라는 진단을 내놨다.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수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특정 종교를 사회악으로 규정하는 것은 법치주의의 근간인 적법 절차와 무죄 추정의 원칙을 흔드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우선 헌법 제20조에 명시된 ‘정교분리 원칙’에 주목했다. 국가는 종교의 내부 교리나 정통성 여부를 판단할 권한이 없으며 신앙의 영역에 개입해서도 안 된다는 원칙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헌법학 교수는 “정부가 특정 단체를 ‘이단’이나 ‘사이비’로 규정하는 순간 국가는 중립적인 중재자가 아닌 신앙의 심판자가 된다”며 “이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민주 국가에서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정부가 사용하는 ‘해악’이나 ‘사이비’라는 용어의 모호성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이러한 표현들은 법률적 정의가 명확하지 않아 집권 세력의 정치적 필요나 대중의 감정에 따라 언제든 악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헌법학계 관계자는 “불법 행위가 있다면 형법이나 관련 법률로 처벌하면 될 일이지 특정 종교 자체를 해산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과잉금지 원칙에 어긋난다”고 분석했다.
대통령과 총리의 발언이 수사 기관에 주는 압박감도 문제로 지적됐다. 지난 12~13일 이어진 행정부 수뇌부의 강경 발언은 사실상 검찰과 경찰에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과 다름없다는 비판이다.
또 다른 학자는 “최고 권력자가 이미 ‘해악’이라고 결론을 내린 상태에서 진행되는 수사가 얼마나 공정할 수 있겠느냐”며 “이는 사법부의 독립성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라고 경고했다.
결국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는 다수에게 환영받는 종교뿐만 아니라 소수의 불편한 신앙까지 보호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헌법학계는 정부가 여론에 편승해 특정 집단을 희생양 삼는 정치를 멈추고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는 본연의 역할로 돌아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