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지역 정치는 이벤트와 제스처가 판친다. 선거가 다가오면 더 그렇다. 익숙한 얼굴들이 또다시 등장하고, 말은 과해지고, 책임은 가벼워진다. 회의가 길어질수록 핵심은 멀어진다. 유권자가 바라는 건 화려한 폼이 아니라 일을 끝내는 사람이다.
첫째, 인물의 기본기가 사라졌다. 인기 경쟁에 강한 사람 말고, 자료를 읽고 숫자를 이해하며 현장을 다닌 사람이 필요하다. “정치다운 정치를 할 사람”이 정치를 해야 한다는 상식이, 언제부터 이렇게 급진적 구호가 되었나.
둘째, 인사·승진의 공정성은 신뢰의 바닥선이다. 잡음이 반복되는 조직에서 유능한 공무원은 침묵하거나 떠난다. 절차를 투명화하고, ‘보이지 않는 관행’에 빛을 비춰야 한다. 공정은 성과를 낳고, 성과는 신뢰로 되돌아온다.
셋째, 조직문화의 절제가 필요하다. ‘권유’로 포장된 음주 강요, 실수를 미화하는 관용은 낡았다. 일 잘하는 문화는 회식이 아니라 성과와 책임에서 나온다. 그러려면 리더가 먼저 멈추고, 기준을 세우고, 본보기로 서야 한다.
넷째, 생활인프라의 실력이 정치의 성적표다. 감천 일대 복합전망대, 보행·주차, 야간 경관 같은 의제는 ‘그럴듯한 비전’보다 예산·절차·감사라는 딱딱한 계단을 제대로 밟는지가 관건이다. 법과 규정을 우회하지 말고, 시간을 들여 정당성을 축적하라.
다섯째, 시민 역량을 동력화하자. 주민자치, 퇴직 인력의 재참여, 동네 공원·보행로 관리 같은 작은 활동이 도시의 체온을 바꾼다. 지역 문제를 ‘행정의 일’에서 ‘우리 동네의 일’로 전환할 때, 정치도 가벼워진다.
여섯째, 공천·경선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정당의 계산이 유권자의 상식을 거스르면 결과는 냉혹하다. 절차의 공정성과 후보 검증의 촘촘함이 곧 득표력이다. ‘한 번 더’보다 ‘한 사람 더 낫게’가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리더십은 말이 아니라 축적된 책임이다. 약속을 지키고, 실패를 공개하고, 기록을 남기는 태도?이 세 가지가 지역정치의 신용장이다. 퍼포먼스의 시대일수록 진정성은 느리지만, 결국 가장 멀리 간다.
결론은 간단하다. 기본기·공정·절제. 이 세 단어로 행정을 다시 세우면, 사람은 따라온다. 이제는 ‘보여주는 정치’에서 ‘해내는 정치’로 갈 시간이다.
